사이트 검열에 대한 펨코 운영진의 입장문

에펨코리아 운영진 시스템 모니터입니다.

 

최근 과도한 검열이 사회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한민국 국내법을 열심히 따르는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는 사업자의 입장입니다.

 

1.

커뮤니티를 운영함에 있어 대한민국 법은 까다로운 규정이 상당히 많습니다. 올해 에펨코리아는 "자율점검"이라는 정부의 애매한 요청으로 인해 1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답변서를 정부 여러 산하 기관에 보내었습니다. 이후 "자율점검"에 대한 답변으로 많은 요구 사항과 함께 요구 사항 불이행 시 수천만 원의 벌금이나 징역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법은 따라야 하기에 관련 부분은 전부 법에 따라 개선했습니다. 에펨코리아는 현재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는 사업자로 관련 사항들을 답변하고 처리하는 데 사이트 전체 업무가 오랜 기간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국내 사이트들은 해외에서 운영되는 사이트들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트위터와 경쟁할만한 사이트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트위터는 국내 영장을 무시합니다. 자발적인 자체 기준에 따라 검열을 하더라도 국내의 여러 다른 강제 검열이나 규제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반면 에펨코리아 같은 국내 사이트는 여러 기관의 "자율점검"이라는 요청을 받으며, 그 외에도 강제로 상당히 많은 규정을 적용 받고 있습니다. 에펨코리아 같은 국내 사이트들이 해외 사이트 및 관련 규제 단속을 받지 않는 소규모 사이트들과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해외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워주고,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창업을 유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2.

최근 n번방 사건으로 인해 12월 10일부터 "디지털성범죄물 유통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시행" 법이 시행되고, 이를 "매출액 10억 이상 또는 일평균이용자 10만명 이상 사업자로서 SNS‧커뮤니티, 인터넷개인방송, 검색포털 등의 기업"에 적용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보도자료에 "전세계적으로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성인물이나 불법 글은 단속해야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처음 시행되는 제도"가 사업자들에게는 과도한 조치로 생각됩니다. 이 법으로 인해 결국 성인물이나 불법 글과 같은 것들은 국내법을 적용 받지 않는 서비스로 음지화되고, 법을 지키는 사업자들만 시간과 비용을 쓰며 검열을 당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국내법을 따르고 있는 사업자들은 기존 법들로 충분히 제재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이슈로 인해 과도한 규제를 만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방문자가 많은 국내 일부 사이트에만 규정 적용 및 제재를 가하고, 해외나 국내 소규모 사이트들은 단속 대상이 되지 않으면서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3.

최근 n번방 사건으로 인해 "불법촬영물 등 삭제요청을 할 수 있는 기관·단체 지정"이 시행되었습니다. 취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관련 삭제에 대해 판사나 객관적인 제3자의 판단 없이 무조건 삭제해야 한다면 잘못된 검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 등장하는 사진이면 "저작권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피해 촬영물로 추정이 되므로 삭제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며 일방적으로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지는 맞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에 맞지 않는 가정하에 시작되어 해당 기관의 권한을 넘어선 경우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해외 사이트의 경우 관련 부분의 적용이 아예 불가능할 것이고, 국내 기업들에게는 과도한 검열 및 역차별 요소가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관련 언론 기사를 사이트 사용자들이 토론할 때 해당 사건에 대한 비난 글들의 삭제 요청이 오기도 합니다. 또한 특정 검색어의 경우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검색어 전체 결과를 모두 막으라고 요청하는 것은 과한 검열으로 판단됩니다.

 

참고로 에펨코리아는 규정과 별개로 매우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성인물이나 불법 글을 단속하고 있는 점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4.

에펨코리아가 강제로 게시판을 폐쇄한 적은 한 번뿐입니다. 플래시 게임을 링크하는 게시판이었는데, 게임물관리위원회 경고로 링크된 모든 게임이 등급 심사를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력한 공문이 왔습니다. 현실적으로 본 사이트 운영진이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서 게시판 전체를 폐쇄했습니다. 게임 등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의해 국내 기업들에 대한 검열 및 역차별 요소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약]

- 국내 사업자에게 과도한 규제 및 검열이 있음

- 기존 법으로 충분히 국내법을 지키는 사업자 규제가 가능했을 것

- 결국 법을 지키는 사업자에게 해외 사업자 및 법 감시를 받지 않은 일부 사업자와 역차별이 발생

- 신규 스타트업들의 해외 창업을 유도로 인한 국가 경쟁력 저하

 

 

 

출처 : https://www.fmkorea.com/4153567104